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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자폐 스펙트럼, 치료

by 빛의 라 2024. 5. 8.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신입변호사다. DSM-5의 자폐 스펙트럼은 DSM-4에 비해 범위가 넓어졌다. 자폐 스펙트럼의 장애가 반드시 천재는 아니다. 이 드라마가 장애인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제공한 반면 예쁘고 천재적인 여성을 드라마의 흥미요소로만 소비한다는 시각도 있다. 자폐 스펙트럼과 원인, 치료,에 대해 알아보자. 그리고 앞으로 장애인에 대한 현실적인 내용의 드라마를 기대해본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2022년 6월 29일부터 2022년 8월 18일까지 방송되었던 ENA 수목 드라마다. 이 작품으로 여자 주인공인 박은빈은 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다. 그녀는 기억력이 월등하여 소송에서 적용할 법조문을 페이지 그대로 기억한다. 마치 AI처럼 엄청난 데이터 처리나 축적된 정보를 분석하여 판단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우영우는 법조문뿐 아니라 본인이 좋아하는 분야인 고래에 대해서도 백과사전식의 정보를 외우고 있다. 이런 장애를 천재 장애인 '서번트 증후군'이라고도 불린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그린 휴먼 법정 드라마다. 똑같은 사건의 연속이 아니라 매화마다 사건이 달라지는 에피소드 형식이다. 동료들이 난관에 부딪혀 해법을 찾지 못할 때, 그녀의 AI급  정보 처리로 해법을  찾아 문제를 해결한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13%의 높은 시청률을 올린 이유는 비록 장애를 가진 변호사지만 예쁜 외모와 매회마다 천재급 두뇌를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에 이러한 '초인적 문제해결력'은 시청자들의 동경심을 자아냈다. 그리고 문제가 풀릴 때마다 시청자들은 쾌감을 느낀다.

 

그러나 드라마의 인기와 더불어 오히려 장애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이 있었다. 드라마 속 그녀는 예쁜 외모와 천재적 두뇌를 가져 사랑스럽다. 그리고 그런 그녀에게 주위 사람들은 우호적이다. 심지어 그녀에게 연인도 생겼다. 하지만 자폐 스펙트럼의 모든 장애인들이 우영우처럼 천재적이지도 않고, 그녀처럼 예쁘지도 않다. 발달장애인=천재라는 정형화된 도식이 오히려 장애인들의 삶을 왜곡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발달 장애인 중에서 천재성을 가진 이들은 극소수이고, 타인과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중증 환자들이 많다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천재 장애인이 드라마의 흥미요소로만 국한되는 것을 우려하는 시각에 동의한다.

 

 

자폐 스펙트럼

 

DSM-5의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캐너(Kanner)의 초기 유아기 자폐증에서부터 통용되는 고기능 자폐, 비전형적인 자폐증이라든지 DSM-IV의 아스퍼거 장애, 달리 분류되지 않는 광범위성 발달 장애, 소아기 붕괴성 장애 등을 모두 아우른다.(APA, 2013).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이와 같이 자폐 관련 장애들을 별개의 독립적인 장애가 아닌 동일한 연속선상에서 자폐 상태의 심각도나 지능 및 심리 사회적 발달의 정도에 따라 발현되는 임상 양상에 차이가 있다고 본다.

특히 사회적 의사소통 및 제한적, 반복적 행동에 따라 심각도를 세 단계로 구분하는데, 수준 3은 “매우 많은 도움과 지지가 필요함”, 수준 2는 “상당한 도움과 지지가 필요함”, 수준 1은 “도움과 지지가 필요함”이다. 또한 지능의 손상, 의학적 또는 유전적 상태나 환경 요인 등이 수반되는지 여부, 이 장애와 연관된 다른 신경 발달 장애 또는 정신 행동 장애, 운동 장애가 있는지 여부 등에 따라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세분화한다.

이전 자폐성 장애 진단 준거에서는 핵심 증상 중 하나인 의사소통의 질적인 이상과 관련해 언어 능력의 제한에 초점을 맞추어 기술했으나, DSM-5에서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취약성을 더 광의의 개념으로 기술하며 언어적, 비언어적 의사소통 문제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기술하고 있다. 또한 반향어를 비롯한 상동증적 언어 사용은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 패턴 중 한 양상으로 보았다. 한편, 다른 증상 없이 사회적 상황에서 언어적,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문제만 보이는 경우에는 의사소통 장애(communication disorder) 범주에 속하는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social communication disorder)’로 분류했다.

 

증상의 발견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발병 연령과 패턴이 중요하다. 이에 해당하는 증상은 일반적으로 12-24개월 무렵에 나타나며, 지능을 비롯한 발달이 매우 더딘 경우라면 12개월 이전에도 알아차릴 수 있다. 하지만 영유아기 때 나타나는 증상은 만 2세 이후 나타나는 증상보다 더 미묘하고 알아차리기 어려우며, 막연히 걱정이 되더라도 아직 어리기 때문이라고 여기며 두고 보는 경우가 많다. 초기 아동기 또래와의 상호작용 기회가 늘면서부터 증상은 더 명백하게 드러난다. 대개는 언어 발달의 지연이 가장 먼저 눈에 띄며, 이후 사회적 관심이 부족하다거나 특이하게 논다든지 독특한 의사소통 패턴을 보이는 등 상호작용의 문제가 드러난다.

독특하고 반복적인 행동도 만 2세경부터 눈에 띄기 시작해 연령이 증가할수록 점점 더 분명해지는데, 특정 활동을 지나치게 선호한다거나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같은 음식, 같은 놀이, 같은 TV 프로그램 등)을 즐긴다. 초기 아동기에서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무렵까지는 이와 같은 증상이 점점 더 심해지기도 하지만, 일정 수준의 학습, 보상 전략 습득이 이루어지면서 대개는 발달적 향상을 보인다. 다만, 연령에 비례해 발달하는 속도가 더디다 보니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기에 이르러서도 연령에 기대되는 사회적 행동이나 직업 역할 수행은 어리고 미숙하다.

지적 능력 및 언어 능력은 예후에 매우 중요하다. 지능을 비롯해 여타 발달 상태가 양호한 경우에는 학령기 동안 습득한 지식, 보상 전략을 바탕으로 학교 장면과 같이 구조화된 상황에서 어느 정도 적응해 나가기 때문에 성인기가 되어서야 비로소 적응상의 문제가 두드러지고 뒤늦게 치료 장면을 찾기도 한다. 이에 비해 지적 장애나 언어 장애가 동반된 경우에는 이로 인해 사회적 기술이나 보상 전략 습득에 더 큰 어려움이 초래되어 예후가 좋지 않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로 폭넓게 진단할 경우, 여러 국가에서 유병율이 1% 정도로 보고되며, 남성이 여성보다 4배 이상 많다. 임상 장면에서는 자폐 스펙트럼 여아에서 남아보다 지적 장애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이 발견된다. 다만, 이와 관련해서는 지적 장애나 언어 문제가 동반되지 않는 자폐 스펙트럼 여아의 경우 남아보다 사회적 상호작용의 문제나 상호 교환적 의사소통의 문제가 상대적으로 덜 드러나 치료 장면을 적게 찾을 가능성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원인과 치료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원인이 명확히 확인되지는 않았다. 다만, 간질과 같은 의학적 상태 또는 유전적 상태, 환경적 요인(예: 태내 알코올 증후군, 출생 시 저체중 등) 등의 취약성이 확인되었다. 최근의 신경생물학적 연구를 통해 지속적인 원시적 반사반응, 거두증(macrocephaly), 뇌형태 및 세포구조의 변화, 얼굴지각을 담당한다고 알려진 방추상 안면영역(fusiform face region)의 반응성 감소 등이 보고 되었다(Martin & Volkmar, 2007).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해 약물 치료를 포함해 행동 수정 기법, 교육적 개입, 정신 치료, 식이 요법 등 다양한 영역의 개입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이와 같은 개입 기법의 효과에 대해 체계적인 검증이 이루어지지는 못했다. 다만, 기본적인 사회적 의사소통 및 대인 관계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 부적절한 행동 문제를 감소시키고 적응 행동을 증가시키는 데에는 행동 수정 기법이 유용하다.

특히, 이와 같은 프로그램은 매우 구체적이고 행동적 수준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주양육자가 조력자로 참여하여 장기간 유지할 때 효과적이다.

 

결론 

 

우리는 드라마의 인기와 더불어 전문가가 우려하는 부분을 기억해야 한다. 확실히 이 드라마는 장애인에 대해 긍정적 시각으로 그렸다. 하지만 예쁘장하고 천재적인 여성이 발달장애인의 일반적인 모습은 아니다. 자폐= 천재라는 도식이 일반화되면 오히려 장애인에 대한 왜곡된 의식이 자리 잡을 수 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 중 극히 일부가 천재성을 가졌을 뿐, 많은 이들은 사회와 상호작용하기 어렵다.

앞으로 기대하는 드라마나 영화는 예쁘지도 천재적이지도 않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이 사회에  어떻게 적응해 가는지, 우리 사회가  그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담긴 서사다.